조선혜 지오영 회장에 애타는 MBK파트너스

입력 2024-02-16 18:20   수정 2024-02-19 17:07

이 기사는 02월 16일 18:2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국내 1위 의약품 도매업체 지오영 인수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칼라일 등 다른 후보들이 인수협상에서 빠지면서 단독 협상권은 쥐었지만 아직 난관은 산적해있다. 쟁점은 창업주이자 2대 주주인 조선혜 지오영 회장이 이번 매각에 참여하는 지 여부에 있다. 경영권인수(바이아웃) 펀드인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조 회장 지분까지 모두 인수해 지배구조를 일원화하는 구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MBK, 조선혜 회장 지분도 인수 추진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EF 운용사 블랙스톤은 MBK파트너스와 지오영 매각을 두고 단독 협상에 나섰다. 인수전에 참여했던 칼라일, KKR 등 글로벌 PEF들이 중도에 이탈하면서 MBK파트너스가 사실상 배타적협상권을 쥐게 됐다.

지오영은 블랙스톤과 지오영 창업자인 조 회장이 설립한 지주사인 조선혜지와이홀딩스가 지분 99.17%를 보유하고 있다. 블랙스톤과 조 회장은 지주사 지분을 각각 71.2%, 21.9%씩 나눠 보유해왔다. 시장에선 지오영의 전체 몸값이 2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조 회장의 지분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적정 수준에서 가격은 다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매각 초창기만하더라도 이번 거래가 최대주주인 블랙스톤을 다른 투자자로 바꾸는 '투자자 교체'라고 못박았다. 다만 협상이 어느정도 진행되면서 조 회장의 지분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하는 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 회장 측은 인수 측의 최종 제안을 확인한 후 자신이 보유한 지분 매각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조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지오영 측은 조 회장 측의 지분 매각 여부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 의사결정 따라 거래 양상 바뀔 듯
조 회장의 최종 의사결정에 따라 거래 양상도 크게 바뀔 것으로 점쳐진다. 2019년 세계 최대 PEF인 블랙스톤이 국내 첫 대형 M&A로 지오영의 전체 몸값을 1조1000억원으로 책정해 최대주주에 오른 후에도 실질적인 경영은 모두 조 회장의 몫이었다.

창업자가 보유한 네트워킹과 영업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산업 특성도 반영됐다. 조 회장은 인천병원 약제과장 출신으로 당시 대웅제약 영업본부장을 지낸 이희구 회장과 공동창업해 2002년부터 회사를 이끌었다. 이후 국내 약국의 80%를 거래처로 확보하는 등 의약품 도매업계에선 압도적인 1위 업체로 부상했고, 지난해엔 업계 2위 업체인 백제약품의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영역을 넓혔다.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목적의 PEF 입장에선 창업자 의존도가 여전히 큰 지배구조가 불편할 수 있다. 전체 지분의 70% 이상을 확보하고도 회사를 뜻대로 경영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서다. 블랙스톤은 국내에서 첫 대형 딜을 하면서 조 회장이 경영 전반을 맡는 것을 수용했지만 두번째 PEF가 되는 MBK파트너스 입장은 다를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을 유통하고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지오영의 사업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고, 향후 성장성도 크지 않다"며 "사실상 국내 의약품 도매업계 과점 업체로 사업의 안정성은 있지만 5~10년 뒤 회수 성과를 내야하는 PEF 운용사 입장에선 경영에 손을 댈 수 없다면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지분 매각 여부가 추후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와 bhc 투자 과정에서 기존 창업자 및 경영자와 동행하는 구조의 딜을 하기도 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과정에선 창업자인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으로부터 경영 주도권을 대부분 위임받아 갈등 요인을 줄였다.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경영권을 가져온 bhc의 경우 경영자와 분쟁 전 단계까지 치닫기도 했다. MBK파트너스는 박현종 전 회장과의 사이가 틀어지자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박 전 회장을 회사 경영 일선에서 축출했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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